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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 5·18 민주화운동 34주년…'그 날' 묘사한 여고생 시 다시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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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광주 민주화운동 34주년을 맞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민주묘지 등 전국 각지에서 기념식이 열린 가운데 7년 전 한 여고생이 5·18을 주제로 작성한 시가 다시금 눈길을 끌고 있다.

18일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되새기며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분위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7년 전 한 여고생이 '5·18 민주항쟁기념 제3회 서울 청소년 백일장'에서 작성한 시가 다시 화제다.

'그 날'이라는 제목의 이 시는 당시 경기여고 3학년에 재학 중이던 정민경 양이 작성한 시로 광주 사투리를 그대로 살려 5·18 당일의 분위기를 생생히 묘사했다.

"나가 자전거 끌고잉 출근허고 있었시야"로 시작하는 이 시는 당시 어린 시민군을 돕지 못한 소시민의 비애를 구어체로 생생하게 담아냈다.

이 시에는 계엄군에 맞서 도망가다 잡혀서 끌려간 어린 시민군, 그를 돕지 못했던 소시민의 죄책감, 어린 학생들에게도 총구를 겨눴던 계엄군의 무자비함, 5월18일 광주의 긴박한 분위기, 살아남은 자들의 슬픔까지 모두 담겨있다.

당시 백일장 본심 심사를 맡았던 정희성 시인은 정 양의 시에 대해 "처음 글을 접하는 순간 읽는 이를 팽팽한 긴장감으로 몰아넣었다"며 "'그 날'의 현장을 몸 떨리게 재현해놓은 놀라운 솜씨"라고 극찬한 바 있다.

누리꾼들은 시 '그 날'을 읽고 "5·18항쟁을 직접 겪지도 않은 학생이 이렇게 생생하게 쓸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타고난 천재", "당시의 분위기가 생생히 전해져 울컥한다", "요즘 5·18을 제대로 아는 학생들이 얼마나 있을까. 오늘만이라도 '그 날'을 되새기는 하루가 됐으면", "한참 전 시인데도 볼 때마다 소름돋고 눈물이 난다", "이 시를 쓴 여학생은 어떻게 살고 있을 지 궁금하다. 한 번 더 시를 써줬으면 좋겠다", "보고 또 봐도 가슴이 쿵 내려앉는다" 등의 반응을 남겼다.

다음은 시 '그 날' 전문.

그 날

정민경

나가 자전거 끌고잉 출근허고 있었시야

근디 갑재기 어떤 놈이 떡 하니 뒤에 올라 타블더라고. 난 뉘요 혔더니, 고 어린 놈이 같이 좀 갑시다 허잖어. 가잔께 갔재. 가다본께 누가 뒤에서 자꾸 부르는 거 같어. 그랴서 멈췄재. 근디 내 뒤에 고놈이 갑시다 갑시다 그라데. 아까부텀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놈이 어른한티 말을 놓는거이 우째 생겨먹은 놈인가 볼라고 뒤엘 봤시야. 근디 눈물 반 콧물 반 된 고놈 얼굴보담도 저짝에 총구녕이 먼저 뵈데.

총구녕이 점점 가까이와. 아따 지금 생각혀도...... 그땐 참말 오줌 지릴 뻔 했시야. 그때 나가 떤건지 나 옷자락 붙든 고놈이 떤건지 암튼 겁나 떨려불데. 고놈이 목이 다 쇠갔고 갑시다 갑시다 그라는데잉 발이 안떨어져브냐. 총구녕이 날 쿡 찔러. 무슨 관계요? 하는디 말이 안나와. 근디 내 뒤에 고놈이 얼굴이 허어애 갔고서는 우리 사촌 형님이오 허드랑께. 아깐 떨어지도 않던 나 입에서 아니오 요 말이 떡 나오데.

고놈은 총구녕이 델꼬가고, 난 뒤도 안돌아보고 허벌나게 달렸쟤. 심장이 쿵쾅쿵쾅 허더라고. 저 짝 언덕까정 달려 가 그쟈서 뒤를 본께 아까 고놈이 교복을 입고있데. 어린놈이.....

그라고 보내놓고 나가 테레비도 안보고야, 라디오도 안틀었시야. 근디 맨날 매칠이 지나도 누가 자꼬 뒤에서 갑시다 갑시다 해브냐.

아직꺼정 고놈 뒷모습이 그라고 아른거린다잉......

 

http://news.mt.co.kr/mtview.php?no=2014051810561246428&typ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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